사운드 기록하기/Device 탐험기

오디오 인터페이스 Antelope Zen Tour, 100일 동안 사용해봤습니다(Apollo Twin X 와 비교하기)

이삼일231 2022. 6. 17. 17:15

Antelope Zen Tour & Universal Audio Apollo Twin X

 

음악과 사운드를 작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맥 OS 업그레이드는 많은 위험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새로운 맥 OS가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신나게 OS를 업그레이드했더니 갑자기 DAW 실행이 안된다든가... 플러그인 인식을 못한다든가... 작업 중 갑자기 원인 모를 이유로 프로그램 강제 종료가 된다든가... 한 번쯤 그런 일을 겪어본 적이 있다면 섣불리 맥 OS 업그레이드를 하진 않을 것이다.

 

M1 칩이 공개되면서 동시에 출시된 맥 OS Big Sur가 인텔 기반의 맥과 호환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초반에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한동안 맥 OS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고 Catalina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중, 작년 10월 새로운 맥 OS Monterey가 출시되었고, Big Sur는 웬만큼 정착되었다 싶어 12월에 Big Sur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현재 사용하는 맥은 2018 맥미니 고급형 CTO(3.2 GHz 6core i7, Ram 64GB, SSD 1TB)

 

그런데 Big Sur로 업그레이드를 하자마자 지금까지 한 번도 문제가 없었던 오디오 인터페이스 Apollo Twin X의 드라이버가 인식이 안되면서 맥과 연결이 끊어졌다. 드라이버 삭제 후 재설치, 썬더볼트 케이블 변경 등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이런저런 방법들을 모두 시도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Big Sur를 포기하고 다시 Catalina로 다운그레이드를 해야만 했다... (검색해보니 이 문제로 고생한 사람들이 꽤 많았지만 해결되었다는 얘기는 거의 없었다)

 

Catalina에서 작업하는데 문제는 전혀 없었지만, Big Sur의 바뀐 UI와 디자인이 심플하면서도 예뻐 보였고, 특히 애플뮤직의 무손실 음원과 Dolby Atmos 음원을 들으려면 Big Sur로 업그레이드를 해야만 했다.

그러던 와중 회사에서 5.1 Channel Mixing 및 Dolby Atmos 작업을 의뢰받았다. 작업을 하다 보면 평일 밤이나 주말 같이 회사에 없을 때 추가 작업이나 수정을 해줘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럴 경우 보통 집에서 작업을 해주는 편인데, 이 작업은 집에서 모니터링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제는 5.1 Channel, 혹은 그 이상의 Surround Channel 작업에 필요한 모니터 시스템을 집에도 갖춰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디오 인터페이스 업그레이드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새로운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알아보던 중 기존에 사용하던 Universal Audio의 Apollo Twin X 이전에 잠깐 써봤던 Antelope의 Zen Go 가 생각나서 기어라운지에 들어가 봤더니... 운명처럼 Antelope Zen 시리즈 프로모션이 진행 중이었다. (100만 원가량의 Edge Solo Emulation Mic를 그냥 증정하는 프로모션...) Zen go의 사운드가 너무 맘에 들었었던 나는 In/Out이 충분한 Zen Tour를 보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Apollo X4, 머징 아누비스 등을 놓고 며칠 동안 고민했다. UA Plugin을 여러 개 구매했고, Arrow를 처음 구매해서 지금까지 쭉 Universal Audio의 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Apollo x4로 업그레이드하는 게 제일 편하고 좋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작업을 하다 보니 DSP가 부족해 Satelite를 구매해야 하나 고민이 들었고, 플러그인 욕심이 생겨 지출이 점점 늘어날 것 같은 걱정도 있었다. (UA Plugin 가격이...) 그리고 회사에서는 Antelope의 Orion Studio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Antelope의 사운드와 시스템에 익숙하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엔 Zen Tour를 구매했다. (구매 후 얼마 되지 않아 나온 UAD Spark... 이게 진작에 나왔더라면...?)

 

Zen Tour를 처음 설치하고 그 후 100일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여러 작업을 하고, 넷플릭스도 보고 음악도 들으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했고, 느낀 점이 많았다. 그래서 그 감상을 직전에 1년 동안 사용했던 Apollo Twin X와 비교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가격 및 스펙 상으로는 Zen Tour와 Apollo X4를 비교하는 게 더 객관적일 테지만, Apollo X4를 써본 적이 없고, 주관적인 나의 경험과 감상을 적어보려는 것이기에 감안하여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다만 Apollo Twin X와 Apollo X4는 A/D, D/A Converter나 Mic Preamps의 스펙이 동일한 것으로 보아 In/Out 단자 외의 큰 차이가 없지 않을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1. 외관 및 스펙

Antelope Zen Tour

외관만 봤을 때는 Zen Tour의 디자인이 Apollo Twin X보다 훨씬 좋았다.

Red, Black, White의 색 조합, 심플한 버튼 배치와 큼지막한 디지털 다이얼, 그리고 터치스크린이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잘 조화된 느낌이다. 버튼을 누르는 질감도 플라스틱 질감의 Apollo Twin X보다는 훨씬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터치스크린에 표시되는 메뉴와 레벨도 Red, Black, White 색만 이용하여 심플하면서도 시인성이 좋은 느낌이다. 반응도 좋고, 실시간으로 신호의 레벨을 잘 표현해준다.

 

(Zen Tour 터치 스크린으로 메뉴 탐색을 하다가 Touch Screen Calibration을 모르고 눌렀는데 갑자기 잘 되던 터치스크린이 먹통이 되었다. 터치스크린 인식이 제대로 안되어서 다시 Calibration을 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매뉴얼을 찾아보니 버튼을 이용해 공장 초기화로 재설정하는 방법이 있었고, 초기화하니 다시 원래대로 정상 작동되었다. 웬만하면 함부로 누르지 마시길...)

 

Apollo Twin X도 큼지막한 다이얼이 중앙에 놓여있고, 각 레벨 미터가 Red, Green, Yellow 색으로 구분되어 명확하게 보인다. 신호에 따라 미터가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면 역시 프로페셔널 기기라는 느낌. 다만 버튼 누르는 질감이 Zen Tour에 비해 조금 아쉽고, 다이얼을 돌리는 느낌도 조금은 아쉽다. (Zen Tour의 딱딱 걸리는 다이얼을 써보니 부드럽게 돌아가는 Apollo Twin X의 다이얼이 저렴하게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또한 터치스크린을 통해 모든 채널의 레벨 미터를 각각 확인할 수 있는 Zen Tour에 비해 Apollo Twin X는 프리앰프 레벨과, 재생되는 소리의 마스터 레벨만 보인다는 점이 아쉽다. (물론 인풋이나 아웃풋 신호의 레벨 미터는 보통 DAW나 전용 소프트웨어에서 확인하기 때문에 기기에 표시되는 미터를 볼 일이 잘 없다.)

 

앞단에 있는 Headphone Output 2개, Reamp Output 2개, Line Input 4개, 그리고 뒷단에 위치한 Mic Input 4개와 DB25 Line Out, 특히 SPDIF, ADAT In/Out이 각각 따로 있어 Apollo Twin X보다 훨씬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Apollo X4와 비교해봐도 Zen Tour가 훨씬 활용도가 높다. Apollo X4는 Optical In/Out 1개, Monitor Stereo Out과 Line Out 4개를 합쳐 Analog Out 6 Channel을 쓸 수 있는데 비해, Zen Tour는 Monitor Stereo Out과 DB25 Line Out을 합치면 Analog Out 10 Channel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USB-B type과 Thunderbolt3 단자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Zen Tour와 달리 Apollo Twin X와 Apollo X4는 Thunderbolt3 단자만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차이다.

 

그리고 Zen Tour와 함께 같이 온 103만 원짜리 증정품 Edge Solo Emulation Mic.

고급스러운 마이크 케이스에 비해 마이크 본품은 아주 심플하게 생겼다.

(Antelope Edge Solo Emul Mic는 더 사용해보고 기회가 되면 자세히 리뷰를...)

 

Edge Solo Case

 

여기까지 외관 설명을 마치고, 

Zen Tour와 Apollo Twin X의 주요 스펙 및 특징을 아래에 정리해보았다.

 

Antelope Zen Tour Features

- 4개의 ARM DSP + 세션 당 최대 256개의 이펙트를 컨트롤할 수 있는 2개의 FPGA Synergy Core FX
- 36 Synergy Core FX가 포함된 스타터 팩
- Antelope Audio AFX2DAW 브리지 플러그인과 호환
- USB(Type-B) & Thunderbolt 3(Type-C)로 컴퓨터 연결
- 최대 130dB의 다이내믹 레인지, 최대 24-bit/192kHz 해상도로 AD/DA 컨버전
- 64비트 DDS를 지원하는 4세대 Acoustically Focused Clocking & Jitter Management 클럭 기술
- 마이크 모델링 기능(Antelope Audio Edge & Verge 모델링 마이크 지원)이 탑재된 4개의 디스크리트 트랜지스터 마이크 프리앰프
- 특수한 청취환경을 위한 마스터링 모니터 아웃풋 DAC
- 2개의 헤드폰 아웃풋
- 2개의 스테레오 리앰프 아웃풋
-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에 CV/Gate신호를 전송할 수 있는 8개의 DC 커플링 라인 아웃풋(DB25 커넥터)
- ADAT과 S/PDIF 디지털 I/O, ADAT을 통한 클럭 신호 전송 가능
- 모니터링과 작동을 위한 다기능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 유럽에서 수제작으로 생산
- 유선, 채팅, 접수를 통해 무료 기술 지원 가능(영업일 기준 하루 20시간)

 

Apollo Twin X Features(Quad Core)

- 아폴로 트윈 X 쿼드 인터페이스와 Teletronix, Pultec, 그리고 UA의 총 5가지 프리미엄 플러그인을 추가로 포함한 스페셜 에디션
- 3가지 Spark 플러그인 포함
- 아폴로 X 랙마운트 인터페이스에 사용된 것과 같은 마스터링 그레이드 AD/DA 컨버터
- 2개의 Unison 마이크 프리로 다양한 클래식 진공관 및 트랜스포머 기반 마이크 프리와 기타 앰프의 모델링을 사용 가능
- UAD-2 QUAD Core Processing을 사용해 빈티지 컴프레서, EQ, 테잎 머신, 마이크 프리, 기타 앰프 플러그인 등을 0에 가까운 레이턴시로 사용할 수 있음
- 루나 레코딩 시스템(맥 전용)
- 전면부의 Hi-Z 악기 인풋에서도 Unison 기술 이용 가능하며, 별도의 헤드폰 아웃풋 제공
- 내장 토크백 마이크로 스튜디오 내의 뮤지션과 원활한 소통 가능
- Mono, Mute, DIM, ALT Monitor 등 모니터 컨트롤러 가능
- 옵티컬 ADAT/SPDIF로 최대 8개의 디지털 채널 추가 가능
- "Realtime Analog Classics" UAD 플러그인 번들에 Teletronix LA-2A and 1176 Compressors, Pultec EQs, UA610-B Tube Preamp & EQ 등 제공
- VST, RTAS, AU, AAX 64 등을 지원하여, 대부분의 DAW에서 UAD 플러그인 사용 가능
- 품질에 타협하지 않은 아날로그 설계, 뛰어난 부품, 프리미엄급 마감 품질
- 유선 또는 온라인을 통해 숙련된 엔지니어의 무료 기술 지원 가능.

 

두 제품 모두 맥과 윈도우 환경에서 사용 가능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앞에 얘기했던 것처럼 Zen Tour는 Thunderbolt3와 USB 연결이 모두 가능하지만 Apollo Twin X와 X4는 Thunderbolt3 연결만 가능하다. (Zen Tour에 USB로 연결 시 최대 오디오 24채널, Thunderbolt 연결 시 최대 오디오 32채널로 사용할 수 있는 채널의 범위가 다르다.)

 

Apollo Twin X는 물리적인 버튼과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컨트롤할 수 있고, Zen Tour는 거기에 더해 터치 스크린으로 컨트롤이 가능하다. 또 Zen Tour에 있는 Antelope 버튼(사슴 모양)은 커스텀이 가능해서 자주 쓰는 기능을 적용시켜놓을 수 있다. Talkback, Monitor Mono, Monitor Dim(latch), Monitor Dim(hold)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데, 필자는 Monitor Dim(hold) 기능을 적용시켜놓고 작업하다가 급하게 소리를 줄여야 할 때(전화를 받아야 한다던지 등등...) 편리하게 쓰고 있다.

 

오디오 인터페이스 성능을 비교할 때 보통 다이내믹 레인지를 가장 많이 비교한다. 스펙 상 Apollo Twin X는 다이내믹 레인지 127dB, Zen Tour는 다이내믹 레인지 130dB로 차이가 있다(Monitor Output 기준). (Zen Go와 Zen Q가 출시되었을 때 이 수치가 굉장히 강조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이내믹 레인지로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성능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고, 이미 오디오 인터페이스 시장의 중심에 자리 잡은 UA의 Apollo 시리즈와 경쟁을 하기 위해 스펙 상으로 더 높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강조하는 게 마케팅에 유리하지 않았을까...?) 수치로 봤을 때 Zen Tour가 더 고스펙이지만, 실제 들었을 때도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다. 이 차이가 Zen Tour를 구매하는데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이 부분은 맨 뒤 파트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2. 소프트웨어 및 플러그인

Zen Tour를 컴퓨터에 연결하면 Antelope Launcher와 함께 Control Panel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고, Apollo Twin X는 Console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다양한 기능을 이 프로그램 상에서 컨트롤할 수 있다.

 

Zen Tour Control Panel
Universal Audio Console

Zen Tour의 Control Panel과 Apollo Twin X의 Console은 인터페이스와 디스플레이 방식의 차이지, 컨트롤할 수 있는 기능들은 대부분 동일하다. 하지만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둘은 명확하게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Zen Tour의 Control Panel은 라우팅이 굉장히 자유롭다. 원하는 대로 라우팅을 바꾸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마이크로 녹음되는 원본 그대로의 소리와, 플러그인을 건 AFX 채널에 라우팅 하여 이펙팅이 된 소리를 동시에 DAW에서 녹음할 수 있는 식이다. 여기에 Edge Solo 같은 Emulation Mic를 사용한다면 원본 그대로의 소리와, Emulation Mic를 통과시킨 소리, 그리고 AFX 채널에 라우팅 된 소리를 동시에 녹음하여 바로 소리를 비교해볼 수 있다. 재생되는 소리를 어느 Rec 채널이든 보내주면 라우팅을 통해 컴퓨터에서 재생되는 소리를 Loopback 하는 것도 쉽기 때문에 여러 모로 활용도가 높다.

 

Control Panel을 처음 접하는 사용자라면 당황스러울 수 있다. 패치 베이 방식이기 때문에, 하드웨어를 사용해본 경험이 많이 없는 요즘의 사용자들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을 수 있고, 이 어려운 방식 때문에 Antelope의 제품 사용을 포기했다는 커뮤니티의 글도 종종 보인다. (필자도 처음 Antelope 제품을 사용했을 때 이해가 전혀 안 됐는데, 6개월 정도 지나면서부터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하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Apollo Twin X Console의 기능이 제약이 많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Apollo Twin X의 Console은 믹서를 닮은 인터페이스로 DAW를 사용하는 유저라면 바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 시그널 플로우가 위에서부터 아래로 직관적이어서 Unison Pre -> Inserts -> Sends 순서대로 플러그인을 걸고 컨트롤하면서 원하는 소리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라우팅이 자유롭지 않고, Loopback을 하려면 컴퓨터 시스템의 오디오 설정을 변경하고 Virtual 채널을 이용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다. 

 

Universal Audio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Unison Pre와 플러그인의 압도적인 퀄리티 일 것이다. Apollo Twin X의 DSP(Dual  or Quad Core)로는 믹싱 작업 시 각각의 트랙에 플러그인을 전부 걸기에 충분하지는 않다. 하지만 Unison Pre에 원하는 플러그인을 걸어 아날로그 느낌의 사운드를 녹음하고, DAW에서 믹스 버스에 아날로그 느낌의 새츄레이션을 적용시키거나, 리버브를 걸거나, 써밍을 위한 컴프레서를 거는 정도는 무리가 없다.

 

Universal Audio Plugins

 

Zen Tour도 플러그인 구동 시 DSP를 사용하기 때문에 AFX 채널에 플러그인을 걸고 라우팅 해주면 Unison Pre와 같이 레이턴시 없이 녹음할 수 있다. 다만 초보자들에게는 라우팅이 헷갈릴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플러그인의 퀄리티가 Universal Audio의 플러그인보다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그리고 AFX2DAW를 통해 Antelope 플러그인을 DAW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DSP를 사용할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 컴퓨터의 CPU를 사용해 원하는 만큼 플러그인을 걸 수 있다는 것이 Universal Audio와 다른 장점이다. 하지만, 최근 UAD Spark를 출시하면서 Universal Audio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새틀라이트 없이 플러그인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이런 장점이 무색해진 것 같다. (아직 UAD Spark로 구동되는 플러그인이 한정되어 있고, UAD DSP를 이용한 Native와 퀄리티 차이가 있다는 이슈가 있다. 점점 개선되겠지만, 지금 당장은 UAD Spark를 쓸 이유가 굳이 있을까...?)

 

Antelope Plugins

 

 

하지만 Antelope과 Universal Audio Antelope 둘 다 본인들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장점이 있다.

먼저 Antelope은 Emulation Mic를 사용할 수 있다. Mic Input에서 Mic Modeling을 활성화하여 원하는 Mic를 선택하면 마이크 특성에 따라 소리가 변한다. 모델링 된 마이크를 전부 써보지 않아서 진짜 원래의 마이크와 비슷한 톤으로 만들어 주는 건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모델링을 통해 깔끔하고 플랫한 소리부터, 빈티지하고 아날로그 같은 소리까지 다양하게 변조할 수 있고, 이것을 하나의 마이크로 받을 수 있는 것은 확실한 장점이다.  

 

 

Universal Audio는 UA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면 DAW LUNA를 사용할 수 있다. 콘솔 워크플로우를 적용해서 직관적이고, UA 만의 아날로그 색채를 입힐 수 있는 것이 LUNA의 특징이다. 녹음 시에는 DSP를 사용해서 로우 레이턴시로 모니터링을 하고, 녹음이 비활성화하면 Native로 전환되어 컴퓨터의 cpu를 사용해서 원활한 작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UA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연동되어 Console 앱을 쓰지 않고 LUNA의 화면 상에서 Console 앱에 있는 모든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다. 같은 회사에서 만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연동성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3. 사운드 퀄리티 & 후기

 

사운드 디자인 작업을 시작하며 구매했던 Universal Audio의 Arrow를 1년 정도 사용했다. 대학생 때 Steinberg의 UR44를 구매해서 3년 정도 사용했었는데, 그동안 UR44의 무난한 제품 디자인, 무난한 사운드 퀄리티에 익숙해진 탓인지 처음 Arrow의 실물을 접했을 때 디자인을 보고 한 번 놀랬고, Console을 이용한 컨트롤, UA 플러그인의 사운드 퀄리티에 두 번 놀랬었다. 그 후 RME, Apogee 등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들을 다양하게 써보면서 Universal Audio만 한 제품이 없다고 생각할 만큼 작업 환경이나, 사운드 퀄리티가 아주 만족스러웠다.

회사에 입사하면서 프로페셔널 라인인 Apollo x16도 써봤고, Antelope의 Orion Studio32 제품도 써봤지만 그때까지도 Antelope의 제품이 더 낫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Antelope Zen go가 출시되었을 때 우연히 사용해볼 기회가 생겼고, 처음 그 사운드를 들어봤을 때... 확 다른 느낌을 받았다. 공간이 갑자기 넓어진 듯했다. 하이 프리퀀시가 살짝 부스트 된 느낌이었지만, 음악의 보컬과 각각의 악기들이 잘 분리되어 들리는 것 같아 오히려 좋았다. 이게 해상도가 좋다는 느낌이구나.

 

그런데 Zen Go를 사용할 때 미세한 노이즈가 스피커를 타고 계속 섞여 들렸다. (아마 그 당시 작업하던 집에 접지가 제대로 안되어 전기적인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Arrow나 Apollo Twin X를 사용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 노이즈가 작업하는 동안에는 마스킹되어 잘 들리지 않았지만, 가만히 있을 때는 계속 신경 쓰여서 귀를 괴롭혔다. 사용하는 동안 Zen go의 구매를 고민했지만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업그레이드할 기회가 생겨 UA의 제품인 Apollo Twin X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Apollo Twin X를 설치하고 처음 소리를 들었을 때 하이 프리퀀시 쪽이 눌려있는 듯 답답했고, 전체적인 사운드가 뭉쳐서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직전까지 Zen Go의 소리를 들어서 그랬을까. 그때는 Apollo Twin X의 소리가 플랫한 소리라고 좋게 생각했지만, 원래 모니터링이 잘 되었던 소리들이 들리지 않는 느낌은 아쉬웠다. 물론,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금방 익숙해져 작업하는데 별 지장은 없었다.

그리고 또 1년이 지나 Zen Tour의 소리를 들으니 답답했던 귀가 확 트이는 느낌을 다시 받을 수 있었다.

 

분명 Universal Audio의 Unison Pre와 플러그인의 퀄리티는 엄청난 장점이다. 하지만 녹음을 자주 하지 않는 나의 작업 특성상 오히려 모니터링의 장점을 더 살리는 쪽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Edge Solo 에뮬레이션 마이크와 라우팅을 이용하면 Unison 프리를 사용하는 것과 충분히 비슷한 효과를 줄 수 있고, Apollo Twin X Duo의 부족한 DSP 때문에 Satelite를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 고민거리도 사라졌다.

그리고 이건 사소한 문제일 수 있지만, Apollo Twin X의 절전모드가 은근히 거슬렸었다. 컴퓨터를 종료하거나, 작업하다가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을 때 컴퓨터가 절전모드 상태로 바뀌면 Apollo Twin X가 꺼지고, 컴퓨터를 부팅하거나 절전모드가 해제됐을 때 다시 켜지는 그 시간이 은근히 길다고 느껴졌다. 작업 도중에 절전모드가 되면, Apollo Twin X가 켜지고 컴퓨터에 연결되는 시간까지 10초가량이 걸렸고, 그동안에는 플레이를 해도 소리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Zen Tour는 절전모드에도 항시 연결되어있어 그런 문제가 없다. (디스플레이 잠자기 모드와 화면 보호기 전환을 꺼두면 사실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Antelope의 악명 높은 드라이버 문제도 이제는 옛날 얘기인 것 같다. 지금까지 Zen Tour를 사용하면서 딱 한 번 문제가 있었다. Mac OS를 Big Sur로 업그레이드하면서 Waves 플러그인을 재설치했는데, 갑자기 그 뒤로 컴퓨터에서 Zen Tour가 인식이 안 되는 현상이 있었다. 썬더볼트 케이블을 빼서 다시 연결하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하니 어느 순간 다시 연결이 되었는데 그 뒤로는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왜 갑자기 인식을 못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다른 Antelope 유저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이제는 한 번 연결되면 안정적으로 잘 유지되는 것 같다. 하지만 OS 업그레이드든, 드라이버 업데이트든, 항상 조심하자...) 

 

현재 기어라운지 기준 가격으로 Antelope Zen Tour 3,200,000원, Apollo Twin X Duo 1,600,000원, Quad 2,350,000원, Apollo X4 2,990,000원이다.

서라운드 채널 작업을 대비해 Zen Tour를 구매했지만 스테레오만 작업하시는 분들은 Zen Q나 Zen Go를 구매해도 충분히 해상도 좋은 사운드로 작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결국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포함한 모든 장비는 하고자 하는 작업에 맞는 세팅이 가능하고, 제대로 공부하고 익힌 다음, 갖고 있는 다양한 기능을 적절하게 잘 활용해서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비가 본인에게 제일 좋은 장비가 아닐까...?